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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챙겨주는 꼬마가 한층 가까워졌다. 사람 모습 보이면 절대 다가오지 않았는데 이젠 바로 앞에 있어도 다가와 먹는다. 맛있다고 냐옹거리는 소리가 참 귀엽다. 그래도 약간의 움직임에도 후다닥 물러난다. 잘 먹다가 개구리를 쫓아 가버렸다.
요즘 매일 아침 풍경. 레미 반응은 그냥 구경으로 만족하는듯.
어미와 형제들과 있다가 어느날 부터 혼자 남아있는 꼬마 길냥이. 외로웠던걸까, 우리 고양이에게 열심히애교를 부린다.
이제야말로 장마가 끝나려나. 새털구름이 송글송글 맺혔네요. 어제 들른 영주댐은 거대한 호수의 옷차림으로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자연은 공포와 경외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비록 댐은 인간이 만들었지만 그곳을 채우기도 범람하게도 하는 것은 자연이지요. 연휴인데 자연을 찾은 모든 사람들이 자연의 산물을 즐기되 아껴주면 좋겠습니다.
비가 그칠땐 농로를 따라 걷습니다. 찌푸둥한 몸도 풀고 먹이를 찾는 백로와 예쁜 꽃들을 보고 기분도 해소합니다.
얼마만에 보는 태양인지. 밭작물들도 기분 좋아보입니다.
요즘 저희집 고양이 레미는 며칠동안 창 너머로 밖의 한 새끼 길냥이와 서로 애타게 야옹걸렸습니다. 그러다 창문 밖으로 탈주하기도 했었죠. 그리고 마침내 창고 방충문 사이로 만났는데, 새끼냥이는 마치 잃어버린 가족이라도 찾은듯이 레미한테 들이대는데 막상 마주하니 점점 거리를 두며 흥미가 떨어지는 듯한 레미. 어제만해도 자기가 먼저 부르면서 찾았는데 말이죠. 고양이 마음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긴 장마에 평소에는 한참 아래에 있던 수위가 한껏 높아져 인근 도로와도 몇미터 차이 안날 듯합니다. 구름이 산 머리에 눌러앉아 떠날 생각도 없는 듯. 폭우는 무섭지만 풍경은 신비롭고 아름다워 용이 목욕이라도 할 것 같네요. 그래도 이만 비구름이 떠나줬으면 합니다.